<앵커> 메릴랜드주가 오는 2028년 대선에 사용할 새 투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대 1억940만 달러를 투입합니다. 재정적자가 수십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메릴랜드주가 오는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 전역의 투표 시스템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메릴랜드 공공사업위원회는 지난 7월 22일, 오마하에 본사를 둔 선거 장비 업체 ES&S(Election Systems & Software)와 새 투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초기 계약 규모는 약 8천490만 달러입니다. 여기에 두 차례의 2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어 계약 기간이 최대 9년으로 늘어나면 전체 규모는 약 1억940만 달러, 우리 돈 약 1천500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장비는 2028년 대통령 선거부터 사용될 예정입니다.
메릴랜드주 선거관리 당국은 현재 사용 중인 투표 장비가 이미 10년을 넘겨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메릴랜드주 선거관리 책임자인 재러드 드마리니스는 기존 장비의 부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장애인 유권자들이 사용하는 투표 보조 장비의 경우 고장이 나면 교체 부품을 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장비는 이번 선거 주기에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2028년이 되면 장비의 사용 연수가 약 13년에 이르면서 노후화에 따른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메릴랜드주 입법서비스국, DLS 역시 현재 투표 시스템이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며 전체 교체 비용이 1억~1억2천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문제는 메릴랜드주의 재정 상황입니다.
초당적인 주 의회 분석기관인 DLS는 메릴랜드주의 구조적 재정적자가 오는 2027회계연도 약 12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37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수년간 재정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1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선거 장비 계약을 지금 체결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실제로 선거 개혁 단체인 ‘프리 스피치 포 피플’의 수전 그린할그 선임 자문위원은 계약 승인에 반대하면서,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시스템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될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주 선거관리 당국은 지금 교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이라는 입장입니다.
드마리니스 선거관리 책임자는 현재 장비를 오래된 휴대전화에 비유하면서, 지금은 작동에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품 확보와 유지·보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 장비와 외관상 큰 차이가 없지만,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하는 방식에도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종이 투표용지에 직접 기표하는 유권자는 지금처럼 용지에 표시한 뒤 스캐너에 넣게 됩니다.
장애인 등 전자식 투표 보조기기를 이용하는 유권자 역시 화면에서 선택한 뒤 종이 투표용지를 출력하고, 이를 스캐너를 통해 최종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드마리니스는 유권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투표용지를 처리하는 속도입니다.
새로운 스캐너는 기존 장비보다 투표용지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보안 기능도 개선될 예정입니다.
K-Radio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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