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릴랜드주 대법원이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개편안의 11월 주민투표 상정을 허용했습니다. 이는 하급심의 결정을 뒤집은 것입니다. 이번 개편안이 통과되면 2028년 연방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선거구를 다시 그릴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어, 향후 의회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메릴랜드주 대법원이 민주당이 추진해 온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개편안의 주 헌법 개정안을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치도록 결정했습니다.
주 대법원은 4일, 해당 개정안을 11월 선거 투표용지에 올려야 한다며 앞서 이를 막았던 하급심 판결 두 건을 뒤집었습니다.
다만 유권자들이 투표 전에 보게 될 개정안 요약 문구는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향후 미 하원 주도권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국적인 선거구 개편 경쟁 속에서 민주당의 중요한 승리로 평가됩니다.
현재 메릴랜드의 연방 하원의원 8석 가운데 7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당장 올해 중간선거의 선거구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개정안을 승인하면 민주당이 새로운 연방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릴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돼, 2028년에는 메릴랜드 8개 하원 의석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도 열리게 됩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지난 8월 특별회기를 소집해 이 개정안을 11월 주민투표에 부치는 절차를 추진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22년 법원이 무효화한 민주당 주도의 기존 선거구 개편안의 근거를 사실상 뒤집는 내용입니다.
당시 법원은 해당 선거구가 지나치게 당파적으로 그려졌다며 ‘극단적인 당파적 게리맨더링의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주 헌법에 담긴 선거구가 작고 명확한 경계를 가져야 한다는 기준, 이른바 자연적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연방하원 선거구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런 기준을 주 의회 선거구에만 적용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 의원들이 체서피크만을 가로지르는 형태의 새로운 연방하원 선거구를 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메릴랜드주의 유일한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인 앤디 해리스 의원의 지역구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보수 성향의 하원 프리덤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선거구 개편안 자체뿐 아니라 주민투표에 부치는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둘러싸고도 진행됐습니다.
하급심은 주 의회가 스스로 정한 주민투표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의 법률은 올해 초 제정됐으며, 주 전체 주민투표 안건과 관련한 정보를 주 국무장관이 7월 1일까지 인증해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하도록 했고, 15일간의 공개 의견수렴 기간도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주 의회가 선거구 개편안을 승인한 것은 8월 4일, 관련 기한이 이미 지난 뒤였습니다.
공화당 측은 이를 근거로 주민투표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앤서니 브라운 법무장관 측은 해당 기한이 이번 개정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의회가 헌법상 권한에 따라 주민투표 요약문을 직접 작성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민투표 절차와는 다르다는 논리였습니다.
메릴랜드주 대법원은 결국 민주당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공화당 소송 당사자들은 또 주민투표 문구가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고, 개정안에 연방하원 선거구 소송에 대한 주 대법원의 원심 관할권을 부여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헌법상 단일 안건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단일 안건 원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투표용지에 사용될 문구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문구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투표 자체를 막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투표용지 문구만 수정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선거구 개편은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 단위 초반에 이뤄집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들에 연방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릴 것을 촉구하면서, 최근에는 10년 주기의 중간에 선거구를 바꾸는 이례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에서도 최근 선거구 개편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버지니아주 대법원은 민주당이 추진한 선거구 개편안이 주민투표에 상정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무효화했습니다.
이번 메릴랜드 대법원의 결정으로 선거구 개편안은 이제 11월 유권자들의 직접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2028년 메릴랜드 연방하원 선거구에 실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그 변화가 전국적인 민주·공화 양당의 하원 의석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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