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미군 복무 중 총상을 입고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한인 참전용사가 과거 전과로 미국에서 추방된 지 1년여 만에 뉴욕주지사의 사면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6월 강제추방을 피해 한국으로 자진 출국했던 한인 참전용사 박세준씨가 뉴욕주지사의 사면을 받았습니다. 이번 사면으로 박씨는 추방명령을 다시 다툴 수 있는 법적 길을 열게 됐으며, 미국 재입국을 위한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에 복무하며 미국을 위해 싸웠던 한인 참전용사 박세준씨를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는 지난 28일 박씨의 과거 전과에 대해 공식 사면을 결정했습니다.
박씨의 법률대리인 측은 이번 사면으로 이민항소위원회에 기존 추방명령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민 사건을 재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뉴욕주의 사면이 연방 이민법상 추방명령을 자동으로 취소하거나 미 재입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연방 이민 당국과 법원을 상대로 별도의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사면 소식을 들은 박씨는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해 왔다며,
자신을 위해 노력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레이스 멩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3월 호쿨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박씨의 사면을 요청했습니다. 멩 의원은 박씨가 미국을 위해 군 복무를 했고, 과거의 잘못 이후 삶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새로운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초 이 사안은 연방의회 청문회에서도 거론됐습니다.
지난해 열린 국토안보부 관련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참석한 박씨를 소개하며,
1989년 파나마에서 미군으로 복무하다 총상을 입었고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크리스티 놈에게 박씨 추방사건을 검토하고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수 있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7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박씨는 성장한 뒤 미 육군에 입대했으며,
1989년 파나마에서 군사작전에 참여하던 중 총상을 입었고,
이후 명예 제대와 함께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와 약물 문제를 겪으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뉴욕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법원 출석과 관련된 보석 조건 위반 문제까지 발생했고, 결국 2009년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이후 복역을 마치고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출소 후 이민당국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지만 즉각적인 추방 대상에서는 제외돼
정기적으로 이민당국에 출석하는 조건으로 미국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박씨는 하와이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자동차 관련 일을 하는 등 장기간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왔고, 약물에서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 단속 기조가 강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결국 박씨는 지난해 6월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자진 출국했습니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거의 50년을 살아왔지만, 고령의 어머니와 자녀들을 미국에 남겨둔 채 한국행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언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PTSD 증상이 악화돼기도 했습니다.
박씨의 미국 시민권 취득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도 추방 문제의 배경으로 지목됐습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박씨가 복무했던 파나마 군사작전은 당시 미 정부의 공식적인 전쟁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박씨 역시 복무 기간이 1년을 채우기 전에 명예 제대하면서 참전용사에게 적용되는 신속한 시민권 취득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영주권자로 남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전쟁 참전용사였음에도 과거 형사 사건으로 인한 추방명령이 장기간 남아 있었고, 결국 지난해 자진 출국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뉴욕주의 사면은
바로 이 추방 문제를 다시 다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을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온 박씨가 이번 사면을 계기로
실제 미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향후 연방 이민 절차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K RADIO김소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