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지니아주에서 대형 카지노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졌습니다. 지방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된 법안이 ‘지방 자치권 침해’ 논란 속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가 9일, 페어팩스 카운티에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 건설을 허용하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카지노를 통해 주와 지역의 세수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 사안은 추진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아온 만큼, 이번 결정 역시 지역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법안은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투표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주민들이 카지노 건설 여부를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카운티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절차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습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 성명에서 “카지노 개발은 해당 지역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며 “기존에도 카지노가 들어선 지역은 모두 지방정부가 요청한 경우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법안은 페어팩스 카운티 행정위원회(Board of Supervisors)의 권한을 박탈하고 원치 않는 주민투표를 강제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페어팩스 카운티 지도부는 해당 법안에 강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카운티 위원장인 제프 맥케이는 “주 정부가 특정 지역에 카지노 추진을 강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토지 이용 결정은 지방정부의 핵심 권한”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는 또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주 정부 70%, 카운티 30% 배분안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시민단체 역시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노 페어팩스 카지노 연합’의 린 멀스턴은 이번 결정을 “가장 바람직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부 지역 정치인들도 법안 철회를 요청하며 주지사의 결정을 지지했습니다.
반면 카지노 도입을 지지하는 측은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법안을 지지해 온 스콧 수로벨 상원의원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혀 향후 재논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애초 타이슨스 지역을 후보지로 삼았으며, 논의 과정에서 수차례 수정됐지만 결국 원안과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지역 대표 의원들 다수가 반대표를 던지는 등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약한 상태였습니다.
한편 이 사안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알링턴 지역의 바바라 파볼라 상원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가 있다”고 강조한 반면, 공화당의 마크 피크 상원의원은 “다른 지역에는 이미 카지노가 여러 곳 들어섰다”며 북버지니아 민주당의 반대 입장을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거부권 행사로 페어팩스 카운티 카지노 사업은 일단 중단됐지만, 찬반 갈등이 첨예한 만큼 향후 입법 재추진 여부와 정치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Radio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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