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시계를 앞뒤로 조정하는 서머타임 제도를 연중 유지하는 법안이 14일 연방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는 찬성론과 건강·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반대론이 맞서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연방 하원은 14일 ‘선샤인 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을 찬성 308표, 반대 117표로 가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실시되는 시계 변경을 영구적으로 폐지하고, 서머타임을 기본 시간 체계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각 주가 서머타임을 영구적으로 시행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번 법안은 하원 운영위원회(House Rules Committee)를 통과한 지 하루 만에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공화·민주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재 애리조나주와 하와이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 서머타임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머타임은 여름철 동안 시계를 1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1960년대부터 미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행돼 왔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플로리다주의 버른 뷰캐넌(Vern Buchanan)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은 “미국인들은 매년 두 차례 반복되는 시계 변경에 지쳐 있다”며 “시계 변경을 없애는 것은 수백만 명의 일상을 개선할 상식적인 개혁”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4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는 것은 매우 인기 있는 정책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 시계를 바꾸는 번거로움과 정부의 막대한 비용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안은 이제 연방 상원으로 넘어가 심의를 받게 되며, 상원을 통과한 뒤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률로 확정됩니다.
상원은 지난 2022년에도 같은 취지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당시 하원에서 처리되지 않아 최종 입법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연 2회의 시계 변경에 불편함을 느끼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도 변경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입법은 번번이 무산돼 왔습니다.
법안 지지자들은 시계를 바꾸는 과정이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겨울철에도 저녁 시간이 길어져 관광과 야외 여가 활동이 활성화되고, 어린이들이 방과 후 야외에서 더 오래 활동할 수 있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의 톰 코튼(Tom Cotton) 연방상원의원은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겨울철 일출 시간이 지나치게 늦어져 많은 지역의 어린이들이 캄캄한 새벽에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수면 전문가들 역시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는 것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현재의 표준시(Standard Time)를 연중 유지하는 것이 인체의 자연적인 생체리듬과 더 잘 맞는다고 설명합니다.
수면의학회, 의사협회, 국립수면재단도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많은 주에서는 연방정부의 허용을 전제로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주의회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19개 주가 서머타임 영구 시행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일부 주는 반대로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을 지속적으로 발의해 온 뷰캐넌 의원은 2018년부터 같은 내용을 의회에 제출해 왔으며, 올해도 다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에서는 저녁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골프장과 스포츠 시설 이용 시간이 늘어나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 1974년 오일쇼크 당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서머타임을 연중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불편과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모두 단기간에 폐지됐습니다.
한편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할 경우 겨울철 디트로이트에서는 한동안 오전 9시쯤 해가 뜨게 되고, 반대로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면 시애틀에서는 6월 기준 오전 4시 11분에 해가 뜨게 됩니다.
표준시 연중 유지를 주장하는 제이 피 시민단체 세이브 스탠더드 타임 대표는 “어떤 법도 태양의 움직임을 바꿀 수는 없다”며, 시간 제도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 심의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계 변경에 따른 불편을 없애자는 의견과 국민 건강 및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시간 제도 개편 논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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