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지니아주 스태퍼드 카운티에서 18세기 묘지가 있는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개발 계획이 추진되면서 역사·문화유산 훼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과 카운티 감독위원들은 노예들의 무연고 묘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버지니아주 스태퍼드 카운티에서 1700년대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묘지가 포함된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개발 계획이 추진되면서 역사문화유산 보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카운티 계획·용도국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는 현재 비석이 남아 있는 묘지 4기가 확인됐으며, 그 인근에는 과거 노예로 살았던 사람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표식 묘지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매장 위치와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개발업체는 최근 카운티 감독위원회(Board of Supervisors)에 사업 계획을 제출했지만, 감독위원들과 주민들은 조상의 묘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공청회에 참석한 대럴 잉글리시(Darrell English) 감독위원은 “만약 그곳에 묻힌 사람이 자신의 조상이라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묘지를 옮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개발업체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인서트>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도 “특히 노예들의 유해가 발굴되거나 훼손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업 개발을 위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데이터센터는 이제 충분하다”며 추가 개발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개발 승인 여부를 즉시 결정하지 않고, 개발업체가 전문 조사를 통해 묘지의 정확한 위치와 범위를 확인하도록 한 뒤 심의를 연기했습니다.
마야 가이(Maya Guy) 감독위원은 “이곳은 신성한 땅”이라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 법에 따르면 묘지 위에 직접 개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향후 개발이 추진될 경우 법원이 묘지 이전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됩니다.
만약 묘지를 이전하지 않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데이터센터는 묘지 바로 인접한 곳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스태퍼드 카운티에서는 데이터센터 1곳이 운영 중이며, 5개 사업이 이미 승인됐고 12개 사업이 추가로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이달 2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던 프린스윌리엄 카운티의 ‘디지털 게이트웨이(Digital Gateway)’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도 최종 백지화됐습니다.
[연관기사: 버지니아주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무산…수년 논란 마침표]
마지막까지 법적 대응을 이어오던 세계 최대 대체자산운용사 블랙스톤(Blackstone) 산하 QTS가 버지니아주 대법원 소송을 철회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개발 논란도 막을 내렸습니다.
이 사업은 완공 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주민단체와 환경·문화유산 보존단체의 반발과 법적 분쟁 끝에 결국 추진이 중단됐습니다.
스태퍼드 카운티와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가 위치한 버지니아 북부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로,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꼽힙니다.
관련 산업은 연간 약 12억 달러의 지방세를 납부하며 일부 지방정부 재정의 핵심 기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데이터센터가 주거지역 인근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음과 전력 수요 증가, 환경 부담은 물론 역사·문화유산 보존 문제까지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스태퍼드 카운티 사례 역시 경제 성장과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개발 논리와 환경·역사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공익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news@dc1310.com
K-RADIO의 기사와 사진, 영상에 대한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COPYRIGHT ⓒ K-Radio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