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합성한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바마 부부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백악관과 오바마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의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습니다.
게시된 사진에는 오바마 부부가 손을 흔들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에 탑승하는 모습이 담겨 있지만, 전용기 외관에는 그래피티(낙서) 형태로 여러 문구가 덧입혀져 있었습니다.
기체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Yes We Can”과 “Obama”, 그리고 흑인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BLM(Black Lives Matter)’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또한 아랍어로 “알함둘릴라(Alhamdulillah)”라는 문구도 포함됐는데, 이는 “신께 감사한다” 또는 “찬양한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미지에서 사용된 그래피티 표현이 범죄와 도시 황폐화를 연상시키는 상징으로 활용됐으며, 과거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메시지에도 자주 사용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을 상대로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는 ‘버서(Birther)’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등 오랜 기간 개인적이고 공격적인 비판을 이어왔습니다.
또 흑인 인구가 많은 국가들을 비하하는 발언과 논란성 게시물로 여러 차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올해 2월 흑인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 첫 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부부를 정글 속 영장류(원숭이)로 묘사한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가 시민단체와 민주·공화 양당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뒤 삭제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를 거부했고, 이후 백악관은 해당 게시물이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게시물이 공개된 시점은 에어포스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카타르 정부가 제공한 약 4억 달러 규모의 개조형 보잉 747-800 기종을 새로운 대통령 전용기로 처음 이용했습니다.
이 항공기는 기존의 하늘색 외관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남색 바탕에 빨간색과 금색 줄무늬 디자인으로 변경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및 독립선언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한 뒤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버지니아주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 7일에는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이번 게시물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 측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번 게시물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을 합성한 이미지를 올린 데 이어 나온 것입니다.
당시 그는 시카고에 건설 중인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 위에 거대한 쓰레기봉투를 올려놓고 주변을 황무지처럼 합성한 사진을 게시하며 “10년 뒤 오바마 도서관은 미국을 증오하는 사람들의 메카(Mecca)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도서관을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비판했으며, 해당 합성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 차례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또 다른 게시물에서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과거 사진과 함께 “접근금지명령이 필요하다(RESTRAINING ORDER NEEDED)”라는 문구를 올렸습니다.
이는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멜로니 총리가 나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고 주장한 데 이은 게시물입니다.
하지만, 멜로니 총리는 이를 “완전히 조작된 이야기”라고 일축하였습니다.
이 논란으로 안토니오 타야니(Antonio Tajani)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예정됐던 워싱턴 방문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와 외국 정상 등을 겨냥한 합성 이미지와 자극적인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올리면서, 인종차별 논란과 정치적 갈등이 다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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