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마트폰과 앱을 통한 청소년의 유해 콘텐츠 노출이 늘면서, 버지니아주 의회가 아동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앱스토어 운영사의 이용자 연령 확인과 부모 동의, 유해 콘텐츠 관리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이 핵심인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면서 구체적인 입법까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버지니아주가 아동과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보호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 의회 산하 기술·과학 공동위원회(JCOTS)는 지난 6일 향후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원칙과 여러 규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다만 이날 위원회는 구체적인 입법안을 최종 권고하지는 않고, 추가적인 연구와 검토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논의의 배경에는 현재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급변한 디지털 환경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연방법인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법(COPPA)은 1998년 제정돼 만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수집과 공유를 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앱 다운로드나 인앱 결제, 유해 콘텐츠 접근과 같은 최근의 디지털 환경까지는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주 로어노크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아동 온라인 안전단체 ‘버지니아 언플러그드’ 창립자인 에밀리 해리슨은 부모들이 현실 세계에서 누리는 수준의 보호를 온라인에서도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버지니아주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애플과 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사에 보다 직접적인 책임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앱스토어 운영사가 앱의 연령 등급과 콘텐츠 설명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실제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앱 이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자녀 보호 기능도 쉽게 찾고 이해하고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됐습니다.
또 부모가 앱 다운로드나 인앱 결제에 대해 연령별 또는 개별적으로 동의 여부를 설정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앱스토어 운영사가 연령 확인과 부모 동의 요청, 다운로드 차단, 결제 및 민원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회기 버지니아주 상원에서 제안된 ‘앱스토어 책임법(App Store Accountability Act)’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헤드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앱 개발사가 아닌 앱스토어 운영사가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핵심은 청소년의 유해 앱 접근에 대한 책임을 플랫폼 운영사에 보다 명확하게 묻겠다는 것입니다.
헤드 의원은 앞서 앱스토어를 주류나 담배 등 연령 제한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에 비유하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누가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지 확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입법 과정에서는 여러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실효성과 개인정보 보호입니다.
미성년자가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앱을 내려받을 경우 연령 확인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성년자의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개인정보 침해와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안전하면서도 실효적인 연령 확인 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부터 서둘러 도입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다른 주의 사례도 버지니아주 의원들의 주요 검토 대상입니다.
버지니아주 의회는 텍사스가 도입한 앱스토어 연령 확인법과 관련한 법적 쟁점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올해 텍사스의 해당 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주 정부가 앱스토어 이용자의 연령 확인을 요구하는 규제에 힘을 실어준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에서도 관련 입법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JCOTS의 조디 쿤 집행국장은 올해 당장 특정 법안을 권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앞으로 다른 주의 연령 확인 정책과 법적 대응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다 효과적인 규제 모델이 있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반면 부모 단체들은 버지니아가 다른 주의 움직임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아동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해리슨 씨는 텍사스 법이 연방대법원에서 유지된 만큼 버지니아 역시 다른 주의 사례를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버지니아주 의원들은 내년 1월 시작되는 다음 회기 전까지 관련 법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적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향후 버지니아주의 핵심적인 입법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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