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ICE 요원이 차량을 운전하던 여성에게 총을 겨눈 영상이 확산된 가운데, 당사자인 캐롤라이나 몰리나 씨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몰리나 씨는 자신이 ICE 요원들에게 항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차량으로 위협한 적은 없다며, 보디캠 영상 공개와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몰리나 씨가 차량으로 요원들을 위협했다며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승교 기자가 전합니다.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북부 베일리스 크로스로드에서 ICE 요원이 자신에게 총을 겨눈 사건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된 가운데, 당사자인 캐롤라이나 몰리나 씨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현장을 다시 찾아 입장을 밝혔습니다.
몰리나 씨는 12일 이민자 권리단체 라 콜렉티바(La ColectiVA)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몰리나 씨는 현장에 다시 서자 당시 상황이 떠오른다며 “이곳에 다시 서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문 상담사 자격을 갖고 있는 몰리나 씨는 사건 당일 이민 관련 사무실에 심리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민 변호사 사무실에 명함을 전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던 중 ICE 요원들이 이민 단속을 벌이며 사람들을 체포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몰리나 씨는 자신이 평소 목소리가 크고 욕설도 자주 하는 성격이라며, ICE 요원들을 향해 항의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차량을 몰고 요원 옆을 지나가면서 욕설을 했고, 한 ICE 요원이 자신에게 욕설로 응수하자 다시 욕설을 하고 그대로 운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몰리나 씨는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미국 시민으로서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고 말했습니다.
몰리나 씨에 따르면 주변에 여러 대의 표시 없는 차량이 나타났고, 차량을 계속 운전하려 했지만 ICE 차량에 의해 앞뒤가 막혔습니다.
잠시 후 한 ICE 요원이 차량에서 내렸고,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습니다.
몰리나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차량으로 누군가를 가로막은 뒤 총을 꺼내 들고, 이 사람이 정말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당시 현장에 있었던 ICE 요원들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고,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인서트>
공개된 영상에는 ICE 요원이 총기를 든 채 몰리나 씨에게 자신들을 따라왔느냐고 반복해서 묻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요원은 몰리나 씨에게 자신들을 차량으로 거의 들이받았다며 경고했습니다.
몰리나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된 약 2분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 외에도 추가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는 변호사와 상의하기 위해 추가 영상 공개를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지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몰리나 씨는 자신이 이민 1세대 미국인이라며, 이번 사건에 목소리를 내기로 한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민자들이 자신의 권리가 침해돼도 보복이나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늘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한다”며 “특히 이민자들은 자신의 권리가 반복해서 침해돼도 자신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버지니아 제8선거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돈 베이어 연방 하원의원도 몰리나 씨 측과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어 의원은 몰리나 씨가 무사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ICE 요원들의 부적절하고 위험한 대응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ICE의 대응 과정에 대해 답변과 책임을 요구하겠다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부당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페어팩스 카운티 검찰청 역시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DHS)는 몰리나 씨의 주장과 다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DHS는 성명을 통해 몰리나 씨를 ‘반(反) ICE 활동가’로 표현하면서, ICE가 폴스처치에서 이민 단속을 진행하던 중 몰리나 씨가 요원들 주변을 차량으로 반복해서 돌았고 차량을 이용해 요원들을 다치게 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ICE 요원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우려해 몰리나 씨의 차량을 정차시켰으며, 신원과 관련한 기본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DHS는 몰리나 씨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형사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시민의 표현의 자유와 이민 단속 과정에서의 법 집행기관의 무력 사용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실제로 차량을 이용한 위협이 있었는지, ICE 요원의 총기 사용이 정당했는지 여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추가 영상과 보디카메라 등 객관적인 자료가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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