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이 청소년 통행금지 관련 긴급 법안을 저지한 시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시장 측은 공공안전을 위해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의원들은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청소년 지원 정책을 강조하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공안전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김승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2일 필 멘델슨 시의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긴급 통행금지 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바우저 시장은 특히 다섯 명의 시의원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법안 통과를 가로막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시장이 지목한 의원들은 제니스 루이스 조지, 트레이언 화이트, 로버트 화이트, 브라이앤 나도, 그리고 재커리 파커 의원입니다.
바우저 시장은 서한에서 “공공안전에 중요한 이 법안을 시의회가 추진하지 못하도록 다섯 명의 의원이 사실상 방해하고 있다”며 “시의회 다수가 영구 법안과 긴급 법안 모두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해당 의원들이 긴급 조치를 통과시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긴급 법안은 시장의 행정명령이 이번 주말 종료되고, 시의회가 통과시킨 영구 법안이 오는 7월 16일부터 발효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 기간을 메우기 위해 추진됐습니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시의회에서 최소 9표가 필요했지만, 필 멘델슨 의장은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멘델슨 의장은 “전통적으로 시의회에서는 다수의 결정이 내려지면 소수가 이를 막지 않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이른바 ‘틴 테이크오버(Teen Takeover)’로 불리는 청소년 집단 모임이나 소란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이 특정 지역에 한시적인 조기 통행금지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비판 대상이 된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로버트 화이트 광역구(At-Large) 의원는 시장의 서한을 “무책임한 정치”라고 규정했습니다.
화이트 의원은 “1년 전 한시적 통행금지 조치를 지지했던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나였다”며 “당시 시장에게 종합적인 청소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시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제 와서 시의회를 비난하고 있다”며 이는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라이앤 나도 워드1 (Ward 1) 지역구 의원도 긴급 법안과 영구 법안 모두에 일관되게 반대표를 던져왔다고 밝혔습니다.
나도 의원은 “통행금지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겉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며, 실제로 필요한 것은 청소년들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습니다.
제니스 루이스 조지 의원 역시 이번 논쟁은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재 연방 군 병력과 연방기관이 법 집행에 관여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통행금지를 확대하는 것은 청소년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커리 파커 의원도 시장의 공개 비판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깔린 행위처럼 보인다”며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법안을 지지한 의원들은 긴급 조치가 필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룩 핀토 의원은 “시의회가 이미 청소년 통행금지 영구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워싱턴 D.C.는 주(State)가 아니기 때문에 의회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연방 의회의 검토가 끝나고 법이 실제 시행되는 시점은 7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사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었지만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찰스 앨런 의원 역시 긴급 법안에 찬성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이번 논란이 정치적 이유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앨런 의원은 “이미 한 달 전쯤 충분히 논의했던 사안”이라며 “다가오는 선거 때문에 같은 논쟁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우저 시장이 발동한 행정명령에 따른 임시 통행금지 구역 운영 권한은 이번 주 토요일 종료됩니다.
시장실은 법적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현행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계속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영구 통행금지 법에 따르면, 평일에는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주말에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 통행금지가 적용됩니다.
또한 여름방학 기간인 7월과 8월에는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 시간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청소년 통행금지 여부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 워싱턴 D.C.가 공공안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논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다가오는 16일 워싱턴 D.C. 예비 선거를 앞두고 공공안전과 청소년 정책은 유권자들의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쟁이 향후 D.C.의 공공안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K-Radio 김승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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